2일차 일정 : 단수이
2일차는 올데이로 단수이에 머물렀습니다.
왠지 걷고 싶어지고 바다를 많이 보고싶은 마음에 단수이에서 하루종일 있기로 결정했지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바로 아침을 먹고 타이베이역에서 단수이선을 타고 향해봅니다.
날이 좋다보니 전철 안에서 찍은 바깥도 좋네요. 시작부터 감이 좋았네요.
서서히 단수이에 도달하고 있는 전철.
단수이역에 도착했습니다.
단수이역은 생각보다 규모가 꽤 크더군요.
과거 단수이를 오가는 기차의 흔적은 이렇게 남아있는 짧은 길이의 철로와 기관차 앞칸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것 같네요.
항구도시이다보니 이곳 단수이도 매우 중요한 곳이라는게 짐작이 가요.
단수이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어서 저는 버스가 주로 다니는 시장쪽을 통해서 올라가봅니다.
아침 이른 시간임에도 시장 주변은 사람들로 붐비더군요.
단수이 아래쪽 길이 관광에 특화된 길이라면 제가 걷고 있는 길은 구번화가이자 병원, 시장 등을 갖춘 현지인들을 위한 거리인듯하더군요!
한참을 걸으며 오르막길을 쭉 올라서 가다가 다리 위에서 주변을 찍어봅니다. 단수이 건너편은 산업단지라 그러지 공장들이 많이 있더군요.
타이베이 주변 신베이시 일부 지역은 산업단지이다보니 지나가는 길에 보이는 것이 공장공장장 뿐인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이곳은 그 유명한 담강고등학교. 바로 주걸륜이 나왔던 영화의 배경이 되는 장소이죠.
주말에 방문할 수 있다는것과는 달리 관광객들의 출입이 통제되어있는데 아마 주말에도 학생들이 등교하다보니 안전을 위해서 통제가 되는듯하네요.
방학 즈음에는 통행금지가 해제될 수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학교 안전 및 관리가 중요한 사안이다보니..입구에서 잠시 구경을 해보네요.
대신 그 옆에 있는 진리대학교는 웰컴하며 교문이 훤히 열려있습니다.
서양풍이 느껴지는 대학교 입구를 마주하며 잠시 대학교 신입생이 된 느낌을 가져봅니다.
벌써 10년전이라...대학교 신입생 시절이...흐하..ㅠ
학교는 그렇게 크진 않지만 학생들을 위한 캠퍼스 건물보다는 주변 공원이 정리가 잘 되어있어 관광객들이나 주변 주민들이 잠시 땀을 식히며 쉬기에 더 좋은 장소같더군요.
우리나라와 달리 대만에서 자라는 나무들은 열대기후?에서 자라는 식생 위주라 그런지 특이하고 잎도 대체로 더 넓어서 햇빛을 더 많이 가려주는 것 같았어요.
캠퍼스를 한바퀴 둘러보고 다시 정문쪽의 기념관 앞에 있는 호수에 더 시선이 가네요.
캠퍼스 내부보다는 이 앞 주변에 더 사람들이 많더군요. 오래된 건물들이 이 진리대학교의 역사를 말해주는 것 같아요.
그보단 대만의 근대화의 산물이라는 생각도 들게 하네요.
진리대학교 바로 옆에는 홍마오청이 있습니다. 홍마오청을 통해 이 곳 대만의 역사를 알 수 있죠.
홍마오청으로 가는 방법은 정문 또는 후문으로 입장하면 되는데 저는 모든지 정문본능이 있기에 정문을 통해서 들어가봅니다.
홍마오청에 소백궁, 후웨이포대까지 둘러볼 수 있는 입장료를 80달러의 대만돈으로 구매 가능합니다. 입장권을 구매하며 이렇게 손등에 도장을 쾅 찍어주십니다.
다른 곳에 들어갈때 이 손등하나만 보여주면 오케이 오케이 오케이!
홍마오청에 들어서서 잠시 정원을 구경하고 이제 건물이 있는 언덕을 올라가봅니다.
저는 올라가는 기분을 더 느껴보고자 계단으로..그리고 나중에 후회...괜히 계단으로 갔다...
이렇게 관청과 같은 건물 두 채와 대포, 그리고 건물 내부를 가볍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관청 앞에 여러 나라의 국기들이 달려있는 것을 볼 수 있었어요.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그리고 대만 국기까지. 이 곳은 어떤 곳이었기에 여러 나라의 국기들이 있을까요?
과거 타이베이와 단수이를 포함한 대만 북부 지역에는 스페인들이 자리잡고 대만 남부 지역에는 네덜란드인들이 정착했는데 두 세력이 마주하며 전쟁이 발생했고 네덜란드가 스페인을 몰아내며 대만에서 살다가 명나라 망명 세력이 네덜란드 세력을 밀어내고 정착하다가 그걸 다시 청나라가 복명 세력을 몰아내며 실질적으로 지배를 했죠.
그 이후 영국이 아편전쟁 이후 이곳 홍마오청을 임시 영사관으로 활용했다네요.
그만큼 홍마오청은 정말 복잡한 역사가 담긴 곳이네요 ㅋ
기존 스페인, 네덜란드 세력이 거주할 때 이 곳은 전략적 요충지였죠.
그래서 이곳을 요새화하고 저 멀리 보이는 바다에서 단수이강으로 들어가는 세력을 감시하기에도 좋았죠. 대포가 그 당시를 말해주네요.
이후 영국세력이 이곳을 활용하며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봐주시면 되요.
주변을 둘러보며 건물에 심취하고 이 곳에서 내다보는 경치에도 취해보네요.
이 곳을 지키고 있는 귀여운 병사와도 안녕을 해봅니다.
홍마오청을 구경하다가 후문을 통해 진리대학교를 거쳐 다시 담강고등학교 앞을 지나가봅니다.
점심시간대라 그런지 학교 관계자들이 빈번하게 오가는 모습을 보게되네요.
그 다음으로 방문하 소백궁은 과거 세관으로 쓰였는데 흰색으로 구성한 가옥이다보니 일명 대만의 작은 백악관으로도 불렸다고 하더군요.
이 곳 또한 건물도 인상깊은데 주변에 구성한 정원이 볼만하더군요. 저 나무들 보세요. 엄청나네요. 마치 건물과 정원만큼은 지난 세월을 그대로 갖추고 있다는게 좋네요. 그만큼 좋은 경관을 연출해서 더 눈에 띄더군요.
한참을 둘러보다가 점심을 먹어보기 위해 단수이 번화가로 향해봅니다.
처음에 올라갔던 길과는 달리 아래쪽 관광 번화가 주변을 걸어가봤습니다.
확실히 관광객들로 거리는 붐비고 주변 가게들도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모습들이었어요.
도중에 대왕카스테라 가게도 봤는데 이곳에서 머무는 일정이 길고 다른 도시로 오가려며 짐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왕카스테라와는 그렇게 이별을 했네요.
점심을 가볍게 먹고 단수이강가를 쭉 따라서 걸어봅니다. 햇살이 다소 따사롭지만 펼쳐진 풍경에 푹 빠져서 계속 걷게 되네요. 쭉 걷다보면 이렇게 큰 나무 밑의 그늘에서 낚시를 즐기고 의자에 앉아서 푹 쉴 수 있어서 잠시 이 더위를 식히며 다음 목적지를 향해봅니다.
길가에 빙수 가게도 있고 음료수 가게들이 일부 있었지만 웨이팅두 길고..빨리 목적지를 향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물로 대신 수분을 보충하며 향해봅니다.
마침내 후웨이 포대로 올라가기 위한 언덕 입구에 도착하고 다시 오르막의 반복..
마침내 도착한 후웨이 포대..하지만 아무것도..없습니다.
눈에 보이는게 전부인거 실화..??; 심지어 내부 및 주변은 공사로 인해 포대 건물 내부에도 들어가긴 불가..
결국은 주변 살포시 둘러보고 나오는게 전부였네요. 그래도 이 포대는 전쟁을 대비하여 만들었으나 실제로 전쟁의 현장이 되지 않아 당시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계속 걸으며 워런마터우를 향해봅니다. 여기에서부터 제 대만 여행 일정 중 최대 고비였었네요.
바닷가로 향하는 길들은 모두 공사로 인해서 중간에 끊겨있고, 그러다보니 중간에 길을 잃어서 크게 헤맸어요.
어떻게 가야할지 갈팡질팡하다가 겨우 버스 정류장을 찾아서 버스를 타고 가려했는데 버스가 중간에 종점이 있는건지...버스 탑승도 거부당했어요 ㅠ..
갑자기 욱하는 마음에 버스가 간 길을 그대로 따라서 가다보니 워런마터우로 갈 수 있는 길을 찾아냈어요.
근데 한참을 또 걸어??;;;
와...이 끝도 안보이는 길을 언제 걸어...진짜 걷는 사람은...안보이고 오직 차들만 살짝 지나갈뿐이었어요.
하지만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워런마터우에 가지 못하면 억울할 것 같아서 더위를 참으며 묵묵히 걷고 걸었네요.
후웨이 포대에서 약 30분?아니 그 이상 정도 되었던것 같아요.
한참을 걸은 끝에 마침내 도착한 워런마터우네요.
작년 8월 한여름에 가고시마 여행을 갔을 때 JR 최남단 역을 가보고 싶어 30분을 시골 논밭길을 걸었던 경험이 있어서 그랬는지 어느정도 극복은 해낸 자부감이 들더군요 ㅎ 워런마터우 첫 관문으로 도착한 연인의 다리에서 인증샷을 찍어봅니다.
연인의 다리라..참 좋은 표현인듯하네요. 연인과 함께하면 좋겠죠?
연인이 아니라면...화...화이팅....입니..다..
다리에서 둘러본 주변 풍경은 좋네요. 왼쪽으로 보면 단수이 강변이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바닷가 이 두 경관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게 정말 좋네요.
이럴수록 다가오는 일몰도 기대감이 가득해지네요.
어딜가든 냥님들의 생활력은....대단하네요. 방파제 사이에서도 저렇게 자리를 쉽게 잡네요.
지친 몸을 편히 쉬고자 카페형식의 편의점에 들어가서 음료수와 과일을 먹으며 힐링을 해봅니다. 그리고 거의 1시간 정도를 실내에서 멍...한 표정을 지으며 기력을 회복해봅니다.
이 편의점마저 없었다면 무더운 밖에서 어떻게 기다렸을지...정말 고마운 장소네요.
어느덧 일몰 시간이 되어가서 자리를 잡아봅니다.
연인의 다리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기에 전 조금 더 주변 경관을 잘 볼 수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아봅니다.
서서히 지어가던 해는 그렇게 모습을 감추며 제게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고 얘기해주네요.
길고도 길었던 하루의 해가 저물어가는 모습을 통해 2일차도 정리를 하게 되네요.
일몰 직후 다리를 배경으로 더 멋진 분위기를 연출하는 단수이의 일몰을 찍어봅니다.
이 일몰을 보기 위해 노력했던 하루에 대한 값진 보상을 얻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중간에 포기하지 않았다는 제 자신에게 감사하단 말을 하고 싶어지네요!
일몰 직후 단수이역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이 매우 붐벼서 버스는 엄청 혼잡해지더군요.
다행히 저는 버스 출발점에서 바로 버스를 탔기 때문에 운 좋게 자리에 앉아서 갔네요.
그 다음 연인의 다리 인근에 있는 정류장에서 버스를 탄 사람들은 자리없이...정말 운이 좋았네요.
밤을 맞이한 단수이역도 불이 빛나며 타이베이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네요.
가장 예쁜 풍경을 맞이했던 곳 단수이였네요.
단수이와 안녕을 하며, 중산시장 인근에서 저녁을 먹고 숙소를 향해 또다시 걸어봅니다.
대만에서의 둘째날이 이렇게 마감되는게 아쉬워서인지 숙소에서 잠시 쉬다가 야식을 즐겨봅니다.
숙소 인근에 운 좋게도 이렇게 야식거리를 파는 가게가 있어서 치킨/오징어 튀김 콤보 세트를 맛봅니다.
도중에 길이 끊겼다보니..어떻게 보면 가장 아슬아슬했던 여행이었네요. 그래도 여행 간 이렇게 소소한 재미가 있어야 진짜 여행이 아닌가 싶네요:)
2일차는 이렇게 마무리되었고, 3일차 후기는 오늘 꼭!!